사랑하는 궁정교회 성도님들께 사막에서 만난 하나님의 사랑을 간증합니다.

지혜롭고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마을버스의 세계일주 중 만난 하나님의 자비로우심에 대해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 일행은 볼리비아의 국경마을을 떠나 소금호수로 유명한 우유니를 향해 떠났습니다. 지도상으로 300km 정도인 우유니로 떠나는 아침은 상쾌하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7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 할 수 있다는 현지인들의 조언을 받으며 순조로운 운행을 하였습니다. 이 순간 우리에게 닥칠 이 엄청난 고난과 위기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총 300km 중 남은 200km의 비포장 도로에 들어서며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비포장도로의 시작은 고운 자갈로 만들어져 있어서 버스는 순조롭게 나아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곳으로 들어왔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삼십분 정도 달리자 우아리(Huari)라는 작은마을에 이르렀습니다. 이곳부터 비포장 190여키로의 사막 길로 들어섰습니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우유니까지 5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믿음직한 증언들이 나왔습니다. 해가 지려면 아직도 7시간이나 남았고 기름도 70%가 남아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차가 덜컹거리는 불편함 외에는 어떠한 불안감도 없었습니다.

오후 2시경 우리가 2시간을 달려 온 길이 고작 30km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점차 나를 불안감으로 몰아넣기 시작했습니다. 20km 정도에 있다는 작은 마을에 도착하는데 이미 한시간이상을 보냈습니다. 기름은 이제 반으로 줄어 줄어들었고 남아 있는 거리는 140km였습니다. 지금의 속도로 7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사막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가 머물 장소는 없었고 이따금씩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는 트럭들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길은 사방으로 갈라져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웠습니다. 건조한 사막의 모래먼지가 차안을 가득 채워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민가가 나오면 아무 곳에서나 자고 가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우리 일행 중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대하던 민가는 찾을 수 없었었습니다. 구글 지도는 이 곳 사막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잠을 잘 수 있는 버스와 텐트 세 개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를 했기에 표정들은 밝았습니다. 멀리 집 한 채가 보였습니다. 적어도 사람이 사는 곳에 텐트를 치게 되어 안심이 되었습니다. 라마 수백 마리를 키우는 유목민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혼자 집을 지키던 늙은 할머니는 겁을 먹었는지 결사코 우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미 오후 6시를 넘겼고 다시 사막으로 내 몰렸습니다. 해는 서산에 기울어 어둑해 지기 시작했고 남은 기름으로는 밤길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갑자기 엄청난 시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막의 엄청난 모래폭풍이 일기 시작한 것입니다. 모래는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회오리를 동반하며 사막 전체에서 동시에 일어난 일입니다. 불과 몇 분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앞을 분간 못하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상황에서 운전이란 목숨을 건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달리는 것 외에는 어떠한 선택의 여지도 없었습니다. 텐트를 치는 일도 모래먼지로 가득 찬 버스에서 자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기름도 다 떨어져 가고 대원들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때 저 멀리 언 듯 불빛 하나가 모래먼지 사이로 스치듯이 지나갔습니다. 갑자기 그 분이 생각났습니다. 항상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의 안전을 지켜주셨던 그분입니다. 저 불빛이 바로 그분이 나를 인도하시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길을 잃을 때 마다 나타나는 불빛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불과 몇일 전 마이애미 공항에서의 일입니다. 나는 AA항공 대기표를 가지고 마이애미 공항에서 페루 리마행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하지만 AA항공을 두 번이나 타지 못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대기표 일망정 두 번씩이나 비행기를 놓친 일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비행기도 좌석이 다 차서 기다려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다른 대원들은 열흘 전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라 더 지체 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콜롬비아의 <에비앙카항공>에 자리가 있어 그 표를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AA항공의 좌석은 편도권 이었는데 페루의 규정상 왕복표가 아니면 입국이 안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왕복표를 사라고 하신 일임을 알았습니다. 만일 AA항공 비행기를 무사히 탓다면 저는 페루에 입국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을 겁니다. 게다가 비행기표 가격도 1,270달러 정도였는데 이 돈은 교회의 여러분들이 어려울 때 쓰라며 찔러 주신 돈과 일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비행기표값까지 챙겨주신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일을 통해 저를 보호하시고 가는 길을 열으시려 한 것입니다. 이렇게 놀라운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불과 몇 일 전 일인데도 저는 또 하나님을 잊어버렸습니다.

저 불빛은 바로 하나님께서 저를 구해 주시려는 신호라고 확신했습니다. 저 곳에 가면 잠자리는 물론 기름도 음식도 다 준비되어 있음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제 비로소 하나님의 자녀로 되돌아 왔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고 방황 할 때도 하나님은 늘 지켜 주신다는 그 믿음이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그 불빛은 사막을 관통하는 도로 건설 인부들의 숙소였습니다. 임시건물 대여섯 동이 모래먼지 속에서 어렵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밖에는 중장비들이 세워져 있어서 인부들도 모두 어딘가에 피신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나는 차문을 열고 가장 가까운 건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 곳은 인부들의 숙소였습니다. 모래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인부들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어려운 처지임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들은 우리 일행을 모두 받아주었습니다. 잠자리도 내어주었고 차에 기름도 넣어 주었습니다. 하루 종일 굶다시피 한 우리 일행에게 소고기 요리와 밥을  주었습니다.  불과 열흘 사이에 하나님은 두 번이나 저를 보살폈습니다. 가장 거칠고 험하다는 볼리비아에서 이렇게 따듯한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언제나 힘이 되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여러분께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