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를 떠나기 전 교회 김장을 하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일정이 자꾸 연기되는 바람에 그 소원을 이뤘습니다. 예전에는 배추를 주문해서 다듬고 절이느라 나이드신 권사님들이 무척 힘들어 하셨는데 언제부터인가 <절임배추>가 공급되어 한 숨 놓으시게 되었다는 군요. 김치를 담그는 내내 권사님들의 미소와 웃음소리로 식당안이 천국으로 변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속을 버무리고 넣는 다는 것이 이 분들에게는 힘든 노동이 아니라 기쁨 그 자체인듯 보였답니다.

 올 해는 농사가 아주 잘 된 듯합니다. 배추속을 하나 틑어 입에 물고 씹으니 단맛이 온 입 안에 가득해졌습니다. 김시원 전도사와 송옥희 권사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입과 눈 그리고 귀까지 즐거우니 이 또한 천국이다. 절임배추가 추가로 도착했다. 올 해는 240포기를 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김장철이라서인지 추가로 온 배추가 덜 절여진것 같습니다.

"배추가 밭으로 가겠어. 어여 소금 더 쳐야 겠다"

배추가 덜 절여졌다는 말씀이십니다.

우리 권사님들은 속을 넣으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내가 만드는 김치를 누가 먹을까를 생각해요. 맛있게 먹는 모습을 그리면 절로 웃음이 나와요."

<받는 자 보다 주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그렇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배추를 띁어 속을 말아 서로의 입에 넣어 줍니다. 받아 먹는 얼굴에는 넘치는 미소가 흐릅니다. 우리 김시원 전도사님 다른 교회로 가시기 전에 얼마나 많이 드시려는지 배탈이 염려됩니다.

간간히 끼어드는 아들자랑 딸자랑이 김치속과 함께 버무려 집니다. 우리 사랑스런 권사님들 제가 돌아 올 때까지 내년 김장하지 마세요.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슴을 느낀 하루였습니다.